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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모야모야질환이란? (원인, 증상, 치료)

by tntnru 2025. 4. 8.

모야모야질환
모야모야질환

아이에게 생길 수 있는 ‘모야모야질환’이라는 이름, 처음 들으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이름만 보면 장난 같지만, 실제로는 조기 발견이 늦어지면 뇌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질환이 매우 드문 편이라, 국가에서도 산정특례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어요. 특히 자신의 상태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유아기, 혹은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에게 나타날 수 있어서 부모님들의 관심과 빠른 대처가 정말 중요합니다. 오늘은 소아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자주 받는 질문들을 중심으로, 모야모야질환이 무엇인지, 어떻게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지를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모야모야질환, 왜 생기고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모야모야질환은 뇌로 피를 보내는 주요 혈관, 특히 양쪽 내경동맥이 점점 좁아지면서 생기는 병입니다. 이 혈관이 좁아지면 뇌는 산소를 덜 받게 되죠. 그래서 우리 몸은 부족한 혈류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혈관들을 만들어내는데, 이게 혈관 조영술에서 보면 안개처럼 보여서 '모야모야'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병은 유전적인 성향이 강해서, 특히 엄마 쪽으로 유전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실제로 'RNF213'이라는 유전자 변이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많이 나타나고요. 물론 외부 요인 없이 생기는 특발성도 있고, 드물게는 방사선 치료 이력이나 면역계 이상 같은 다른 질환 때문에 이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가족 중에 모야모야 진단을 받은 아이가 있다면, 형제자매도 선별검사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아요. 저희 진료실에서도 가족력으로 내원하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소아에게 나타나는 증상,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요?

이 질환이 무서운 이유 중 하나는, 증상이 매우 애매하게 나타난다는 점이에요. 아이가 갑자기 말을 못 하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졌다가 몇 분 후 멀쩡해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걸 '일과성 허혈 발작(TIA)'이라고 부르는데, 처음에는 깜빡하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특히 울거나 뜨거운 물에 목욕한 뒤, 운동을 심하게 한 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활동은 뇌의 산소 요구량을 갑자기 높이기 때문에 혈류가 부족한 아이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두통이나 시야 이상, 집중력 저하, 감정 변화처럼 일상적인 증상으로 보일 수 있어서 진단이 늦어지기 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진단은 보통 뇌 MRI나 MRA 촬영으로 시작하고, 필요할 경우 뇌혈관 조영술이라는 정밀 검사를 하게 됩니다. 소아는 가만히 있는 게 어렵기 때문에 검사 전 진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최근에는 SPECT나 PET 같은 기능성 영상 검사를 활용해서 뇌에 피가 얼마나 잘 돌고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평소 아이를 지켜보며 작은 이상도 무심코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수술 후엔 어떤 관리가 필요할까요?

모야모야질환은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병이 아닙니다. 방치하면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치료의 핵심은 간단해요. 뇌로 가는 혈류를 확보해주는 것이죠. 이를 위해 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직접문합술’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외부의 건강한 혈관을 뇌혈관과 직접 이어주는 방법입니다. 다른 하나는 ‘간접문합술’로, 혈관이 풍부한 조직을 뇌 표면에 붙여서 뇌가 스스로 혈관을 만들어 나가게 유도하는 방법이죠. 아이들의 경우 혈관이 가늘기 때문에 주로 간접문합술을 많이 하게 됩니다. 수술 후에는 일정 기간 병원에서 관찰을 하면서 회복을 돕고, 이후 정기적으로 MRI 검사를 하며 혈류 상태를 확인합니다. 대부분 수술 후에는 증상이 크게 좋아지지만, 드물게 경련이나 집중력 저하 같은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재활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좋고, 학교 선생님에게 아이의 상태를 미리 알려서 과도한 운동이나 스트레스 상황은 피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수술을 받은 아이들 중에는 정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걱정만 하기보다는, 질환을 정확히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모야모야질환은 드물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병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생소하고 걱정이 앞설 수 있지만,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필요한 때에 병원을 찾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바꿀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다른 보호자분들에게도 공유해 주세요. 아이의 뇌 건강은 생각보다 부모의 '관심'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