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게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당황스러웠던 건 ‘붓기’였어요. 처음엔 당연히 임신으로 인한 살이 찐 건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반지가 안 들어가고 발등이 눌리듯 통증이 있어 단순히 살이 찐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인터넷 찾아보니까 거의 대부분의 산모가 겪는 증상이라고 하는데 막상 겪어보니까 단순한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어요. 더 큰 문제는 하루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아침엔 괜찮은데 오후만 되면 신발이 안 들어가고,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다리가 무겁고 퉁퉁 부어요. 그래서 저도 임신기간 동안 결국 붓기 관리라는 걸 본격적으로 해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붓기가 뭔지도 몰랐어요
사실 임신 전에 ‘부종’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임신 6개월 넘어가니까 부종은 늘 함께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손가락이 잘 안 움직여지는 느낌이 들고, 슬리퍼만 신어도 끈이 꽉 끼는 느낌이 들어 임신 전부터 신었던 신발들을 신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땐 몰랐어요. ‘원래 그런 건가?’ 하고 그냥 넘겼죠. 그러다 엄마가 발등 보고는 "너 오늘따라 발이 많이 부었네" 하시더라고요. 그 말 듣고서야 인터넷에서 임신 중 붓기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임신 중 붓기의 원인은 혈류량 증가, 자궁이 혈관을 눌러서 순환이 잘 안 되고, 거기다 호르몬까지… 기타 등등 설명은 참 많은데, 실질적으로는 그냥 ‘내가 되게 불편하다’는 게 가장 컸어요. 처음엔 반신욕 해보기도 하고, 발끝에 쿠션 올리고 자 보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좀 나아지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고… 그게 또 스트레스였어요. ‘이게 정상일까?’ 하는 의구심이 자주 들어서 답답하기도 했어요.
다른 산모들 말 듣고 하나씩 시도해 봤어요
그때 맘 카페 가입하고 나서 세상이 바뀌었죠. 정말 다양한 분들이 가지각색의 경험을 공유해 주시더라고요. 어떤 분은 "물 많이 마시면 오히려 안 붓는다"라고 했고, 또 어떤 분은 "소금기 줄이면 효과 확실"하다고 했어요.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일단 여러 가지 해보기로 했어요. 하루 2리터씩 물을 마시고, 국물 요리는 줄였어요. 그랬더니 한 4~5일쯤 지나니까 확실히 발이 덜 당기는 느낌? 그리고 많이들 추천하는 게 ‘임산부 전용 압박스타킹’인데요, 신으면 확실히 다리가 덜 아파서 외출할 때 꼭 신게 되더라고요. 고민 끝에 전문 마사지 샵에서 마사지도 한 번 받아봤어요. 말랑말랑하게 발 위주로 만져주는데, 받고 나니 진짜로 ‘가벼워졌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어요. 대신 가격이 있어서 자주 받진 못했지만, 그날 하루는 정말 편하게 잤어요.
내 몸이 말해주는 신호, 무시하지 말자
붓기라는 게 단순히 보기 싫거나 불편한 문제만이 아니라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떤 날은 붓기가 심해서 눈도 부어 보이고, 손이 찌릿찌릿할 정도로 심하게 부은 날도 있었어요. 산부인과 검진 시 의사 선생님께서도 그런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너무 심하면 임신중독증 같은 걸로 연결될 수도 있으니까, 붓기를 잘 관리하고 하나의 건강 신호로서 붓기 상태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요. 그래서 요즘은 붓기를 더 신경 쓰게 돼요. 무조건 관리하려고 하진 않지만, 그냥 방치하진 않아요. 족욕도 하루 걸러해 보고, 스트레칭은 짧게라도 매일 하려고 해요. 물론 어떤 날은 귀찮아서 못 하는 날도 있어요. 그럴 땐 그냥 스트레스받지 않고 ‘내일은 꼭 하자’ 하고 마음 편하게 넘기고요. 임산부의 스트레스 관리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중요한 건 꾸준함이라기보다는, ‘내 몸이 힘들어하지 않게’ 챙기는 거더라고요. 임신 중 붓기는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어도, 생활습관을 통해서 덜 불편하게는 만들 수 있어요. 처음엔 당황스럽고 불편했던 임신 중 붓기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관리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각자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해보니까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많더라고요. 누가 먼저 알려줬으면 참 좋았을 정보들이니까, 이 글도 붓기로 고통받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